Monday, January 16, 2012

비룡소 소식지 인터뷰


작업을 끝낸 지 한참 만에 책이 나온 거라, 책을 받아 들었을 때제 그림이지만 왠지 새롭고 좋아 보이더라고요. 제가 멀리 뉴욕에 살고 있는지라, 한국에서 책이 나와 팔린다는 것이 마치 제가 한국에 한 발 딛고 있는 것 같기도 해 괜스레 설레고 더 좋습니다.
이 판화 작업은 ‘리놀륨컷’이라고 하는데 어릴 적 학교에서 하던 고무 판화와 비슷한 것입니다. 저는 소거법을 사용하는데 같은 판을 처음에는 밝은 색을 찍고 다시 파서 진한 색을 찍어나가는 방법입니다. 사실 드로잉보다 시간도 꽤 걸리고, 힘도 많이 들어서, 제가 작업을 하고 있으면 큰아이가 와서 엄마 너무 힘드니까 이런 거 하지 말고 그냥 그림을 그리라고 하더라고요.
종이에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찍힌’ 느낌이 바로 판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 독특한 질감과 플랫한 느낌이 좋습니다. 점점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아져서인지 판화가 그에 비해 예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더 나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는 포토샵 레이어와는 달리 의도하지 않은 느낌이나 덜 찍힌 느낌 같은 것도 좋고요.
강이는 첫아이의 이름이에요. 저의 두 아이가 아마도 저의 그림책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거예요.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은 일을 책으로 만들 때도 있고, 아이를 키우면서 일어난 일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또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골라 주고, 읽어 주면서 저도 같은 걸 배우고, 느끼는 것 같아요. 요즘 제 작은아들이 한참 그림책 읽기에 재미를 붙여서 매일매일 목이 쉬도록 책을 읽어 주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가끔은 아이의 눈을 통해서 제가 미처 못 봤던 것들을 보게 돼요. 그림책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어서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뉴욕에 살고 있어요. 아마도 어려운 점은 늘(여기 산 지 8년이 넘었는데도) 이곳이 낯설고 조금은 두려운 점이겠죠. 아직도 이곳에 섞이지 못한 느낌이 많이 들고, 동화책 읽어 주러 도서관에 가서도 영어로 읽어 줘야하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의 자유로운 분위기, 뉴욕이라는 멋진 도시가 주는 영감이 저를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로서는 아무래도 뉴욕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쌍둥이 이불 이야기(곧 한국에서도 출간될 예정이에요)를 한국에서 작업하고 한국 독자들만을 생각하고 냈다면 아마 한국적인 배경, 색동 같은 것에 좀 더 포커스를 두었을 거예요. 하지만 문화권이 어디든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하다 보니 형제간의 갈등에 초점을 두고 풀게 됐어요.
새 책 『Mom, it's my first day of Kindergarten(엄마, 오늘은 유치원에 가는 첫날이에요)』이 7월에 출간될 예정이구요, 내년에 나올 집에 관한 이야기책 『This is our House(여기가 우리 집이야)』 작업을 거의 끝냈어요. 그다음 책은 아직 머릿속에만 있네요.
저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해 주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감동을 주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든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아주 조금이라도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해 주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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